아이들은 유치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벌써부터 한글과 알파벳을 익히기를, 또 학교에 들어서기도 전에 사칙연산과 구구단, 간단한 영어 회화를 모두 깨우치기를 종용받는다. 이러한 학습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까?







Free Play (자유놀이) 와 Exploration (탐구) 는 아이의 기본 권리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지도해주는 학습을 통해 배우기도 하지만 스스로 탐구하며 노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이해하는 지식이 쌓인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궁금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몸이나 도구를 사용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한다. 공을 계속 튀겨본다거나, 물감의 색을 마구 섞어버리거나, 휴지를 다 헤집어 놓고 물을 바닥에 주르륵 쏟아버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모두 아이들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탐구하는 과정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간혹 아이들은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격하거나,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자유놀이' 라고 해도 어른들의 보호와 관심은 꼭 필요하다.


 



자유 놀이를 통한 학습으로 아이는 더 탄탄한 기초를 다져 나중에는 더 나은 발달을 이룰 수 있다.

아이가 자유놀이를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1. 놀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라.

- '안전'은 아이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환경이다. 아이는 너무 춥거나 덥지 않고, 근처에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시시때때로 확인하고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켜봐줄 보호자가 필요하다. 특히 0~18개월의 아이들은 대부분 바닥을 기며 놀기 때문에 바닥안전에 유의해야한다. 더 큰 아이들 또한 뛰어놀다 장난감을 밟고 넘어지거나 발을 다칠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아이들의 환경은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보이지 않음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 

안전이 보장되어있지 않는 한, 자유놀이는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을 지켜줄 든든한 보호자가 있을 때에 비로소 마음을 놓고 자유롭게 놀 수 있다. 사실, 어린 아이를 돌봐줄 보호자 하나 없이 두고 나가는 것은 명백한 아동학대이다.


2.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한 발 뒤에서 지켜봐라.

- 아이들은 어른으로 부터, 책으로 부터, 스스로 배우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로부터 배우기도 한다. 친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유아들은 세상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서로서로에게 어떠한 힘과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배운다. 어른들의 역할은 한 걸음 뒤에서 타이밍을 엿보다가 적절할 때 끼어들 줄 아는 것이다. 아이들이 싸울 때에 지나치게 일찍 끼어들면 아이들은 자신들끼리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고, 너무 늦게 끼어들면 아이들은 다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 또한 그들이 배우는 일부분임을 명심하고 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3. 관찰해라.

- 관찰은 아이들의 놀이를 지지해주는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이가 하는 일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아이가 요즘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는지 또한 알 수 있다. 아이가 계속해서 공을 튀겨본다면, 고무의 탄력성, 공이 얼마나 힘을 주었을때 어디까지 올라오는지 (작용 반작용), 혹은 공이 튀기면서 나는 소리 등등에 호기심을 느낄 수도 있고, 물감의 색을 섞는다면 색의 혼합, 물을 바닥에 계속 붓는다면 중력 등등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이다.

다 큰 학생을 가르치듯이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어렵다. 그러나 다른 공을 제시하고 다른 공간, 다른 높이에서 공을 튀긴다거나, 더 많은 색의 물감, 또 다른 종류의 물감을 주거나, 물 이외의 다른 액체나 가루, 혹은 물레방아같은것을 이용해 다른 놀이로 연장시킨다면 아이는 분명 더 많은것에 대해 배울 것이다. 이것이 Free play를 기본으로 한 Emergent Curriculum이다.






주변 환경또한 아이들의 자유놀이에 영향을 미친다. 주변환경은 제3의 보호자라고 불릴 정도로 아이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다.


그룹 사이즈는 굉장히 중요한 환경이다. 아이가 있는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보호자가 관찰하고 보호해야할 아이의 수가 늘어나므로 정신없고 힘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조용한 성향을 가진 아이의 경우엔 보호자의 눈에 덜 띄어 관심이 덜 가고 욕구해소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아무리 어른의 수가 많더라도 아이가 많으면 힘들다. 가장 좋은 환경은 그룹 사이즈가 작으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어른의 수도 넉넉 한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법적으로 엄격하게 한 반의 넓이와 그에 따른 아이의 수, 그리고 어른 한 사람당 케어할 수 있는 아이의 수를 정해놓는다. 내가 있던 캐나다 온타리오주 에서는 0-18개월 아기는 한 어른 당 3명, 최대 10명의 아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정해놓았다.




 


또한 함께 있는 아이의 연령대 또한 중요하다. 아이들은 연령에 따라 발달 단계가 다르고, 힘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알맞는 환경을 제시하려면 연령대 또한 엄격하게 구분해 놓아야 한다. 만약 아이들을 연령에 관계없이 섞어두어야 한다면 큰 아이들에 비해 약한 어린 아이들의 안전에 더욱 더 조심해야한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발달이 훨씬 늦으므로 같이 어울려 놀기에는 큰 아이가 지루하거나 어린 아이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Infant, Toddler (영유아기)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 어린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있어야한다며 여자들은 하던 직장도 일도 다 때려치우고 아이만을 돌볼것을 강요받는다. 직장에 면접을 보거나 할때도 집안일/육아와 직장일을 어떻게 병행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것도 부지기수.

이는 사람들이 육아와 아동발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다 여자를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할 줄 모르기 때문에 내뱉는 일명 '개소리'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분명 관계와 상호작용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대상이 꼭 '여자' 나 '엄마' 일 필요는 없다. 아이의 성향이나 성별에 따라 오히려 '아빠'가 더 잘 맞는경우도 많다. 요즘 많이 방송하는 아동육아 프로그램들을 보면 알겠지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과 아빠가 해줄 수 있는것과 맡을 수 있는 역할이 꽤 다르기 때문에 '같이' 육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육아는 영어로 'Parenting'이라고 불리운다.




Relationship(관계)는 영유아기와 아동교육에서는 key term으로 불릴만큼 중요하다. 이 관계는 interaction(상호작용)과 3R을 통해 쌓아질 수 있다. 상호작용이란 말 그대로 한 사람이 영향을 주어 또 다른 한 사람이 그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상호작용을 통해서는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3R (Respect, Response, Reciprocity) 이다.


Response(반응)은 어떻게 보면 어린 아이에겐 당연한 것이다. 아이들이 울면 부모들은 아이가 무엇이 부족해서, 무엇이 불편해서 우는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을 아이들은 모두 알아준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의 울음이나 웃음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 것 혹은 단순히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부모와 좋은 관계를 쌓는데에 이미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Reciprocity (좋은 상호작용)은 아이와 보호자 사이에 오가는 반응이 연결고리가 되어 하나의 큰 체인이 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각각의 반응이 재빠르고 옳게 이루어져 아이의 욕구를 해소해 준다면 그것은 충분히 좋은 상호작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상호작용이 이루어 질때 아이와 보호자 사이에 attachment (애착) 이 형성된다.



Respect (존중)은 누군가에게는 약간 의아할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어떻게 존중해주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린 아이라고 해도 존중은 필요하다. 어른이 넘어졌을때와 아이가 넘어졌을때를 생각해보자, 어른이 넘어졌을 때에는 우리는 먼저 다가가 "괜찮으세요?" 물어보고 일어나는 것을 '도와'준다. 하지만 아이가 넘어졌을때 대부분의 어른들은 "괜찮아, 일어설 수 있어. 울지마" 라고 얘기한뒤 아이를 붙잡고 번쩍 일으켜 세운다. 언뜻 보면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도 넘어졌을때 놀랐고,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 본인의 의견은 묵살당한채 "괜찮다"라는 어른의 말에 의해 우는것도 용납되지 않는다. 또한 본인이 스스로 일어날 기회를 어른에 의해 박탈당한다. 이는 분명히 아이가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걷지 못하는 더 어린아이들도 존중받아야 마땅함은 마찬가지이다. 기저귀를 갈기위해 아이를 번쩍 들어올릴때나, 엉덩이에 물티슈를 갖다 댈 때에 급작스레 뒤에서 안아올리거나 하지 않고 눈을 마주치고 손을 뻗어 '널 이제 안아 올릴거란다' 라는 암시를 주고, 물티슈를 미리 보여주며 "차가울거야~" 하고 미리 얘기를 해주는 그런 사소한 것이 바로 아이에게 향하는 존중이다. 어른들의 작은 배려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음을 느껴 훨씬 빨리 협동과 자아존중감을 배우며 안정감을 배운다. 그리고 이 어린시절의 존중감은 평생간다.




본 내용들은 캐나다의 Early Childhood Education학과에서 사용한 교과서 Infant, Toddlers, and Caregivers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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